[이코노미세계] 각자의 역할은 달라도 방향은 하나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이 문장은, 지금 경기도 교육 현장에서 진행 중인 변화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학교가 더 이상 위기 학생을 홀로 떠안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대응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체계가 용인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학업 부진, 정서·행동 문제, 가정환경 위기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학교 내부의 상담이나 지도만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제도다.
그동안 위기 학생 지원은 담임교사, 상담교사, 학교 관리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돼 있었다. 학부모 민원, 행정 처리, 외부 기관 연계까지 학교가 직접 감당하는 구조는 교육 본연의 역할을 흔든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학맞통 체계를 통해 학교의 부담을 구조적으로 덜어내는 방향을 택했다. 핵심은 ‘연결’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지역 복지센터 등 아동 보호·복지·상담·의료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학생 지원을 다층적으로 설계했다. 이미 관련 기관들과의 연수를 마치고,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학맞통의 가장 큰 특징은 ‘맞춤형’이다. 위기 학생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기보다, 학생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지원 경로를 달리 설계한다. 심리 상담이 우선인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의료적 개입이나 복지 지원이 시급한 경우도 있다.
임 교육감은 “지역의 아동보호·복지·상담·의료기관과 협력해 위기 학생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정책 구호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최근 교육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원스톱 지원’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여러 기관을 전전해야 했던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을 줄이고, 학교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재정의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통합지원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이를 전담할 인력과 행정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임 교육감 역시 “정원 배정이 늘면 필요한 인력을 충원해 교육지원청에도 학맞통 업무가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장에서는 인력 확충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담당자가 부족하면 또 다른 업무 과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 사업이 아닌 상시 체계로 정착시키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교육감이 덧붙인 ‘동진대성(同進大成)’이라는 표현은 이번 정책의 철학을 상징한다. 각 기관의 역할은 다르지만, 학생의 성장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용인에서 시작된 학맞통 체계는 향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위기 학생 문제가 더 이상 특정 학교, 특정 교사의 몫이 아니라는 점에서, 교육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받을 여지도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연결이 실제 학생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학맞통은 이제 선언을 넘어 성과로 답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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