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가 건축 인허가 행정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처리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건축허가 신속처리 개선방안’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시행 3개월 만에 평균 처리 기간을 26일 단축하며 행정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 부서의 처리 지연과 협의 과정의 병목 현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어, 제도 정착을 위한 추가 보완이 요구된다.
이번 개선방안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적용 대상은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와 제14조에 따른 건축신고로, 각종 영향평가나 별도 심의가 필요한 사안은 제외됐다. 이는 민원 처리 과정 중 비교적 행정적 조정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해 단기간 내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처리 기간 단축이다. 개선방안 시행 이전 평균 67.5일이 소요되던 건축허가 절차는 시행 이후 41.4일로 줄어들었다. 약 26일 단축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건축 인허가는 사업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처리 기간 단축은 곧 민간 투자 활성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개발행위는 평균 13.7일, 농지전용은 11.5일, 산지전용 의제 협의는 10.9일 수준으로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졌다. 각 단계별 협의 기간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면서 전체 행정 프로세스의 흐름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행정 시스템과 협의 절차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시는 ‘새올 행정시스템’을 활용해 부서 간 협의 기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협의 요청 및 회신 기한을 명확히 설정했다. 또한 보완 기간을 일원화해 반복적인 보완 요구로 인한 지연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조치는 기존의 ‘부서별 분절 행정’을 ‘통합 관리 체계’로 전환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협의 지연이 누적되며 전체 처리 기간을 늘리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정 내부 개선뿐 아니라 민관 협력도 성과 요인으로 꼽힌다. 시는 지난해 11월 ‘용인특례시 건축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체 개발한 ‘건축인허가 관리 시스템’을 무상 제공했다. 이를 통해 민간 전문가와 행정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민원 처리 과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같은 협력 모델은 단순한 행정 혁신을 넘어 ‘공공-민간 공동 대응 체계’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을 민간과 분담함으로써 행정 부담을 줄이고, 처리 속도를 높이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시는 협의 요청부터 최종 민원 처리까지의 전체 기간이 목표 대비 일부 지연되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민원 접수량이 많은 부서에서는 처리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행정 효율성 개선이 단순한 시스템 도입만으로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력 배치, 업무 분산, 조직 운영 방식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특정 부서에 부담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건축허가 처리기간 단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분기별 처리현황 분석과 직무교육을 통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용인특례시의 시도는 단순한 행정 개선을 넘어 지방정부 혁신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행정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민원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민간 협력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접근은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속도’와 ‘품질’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조직 내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결국 이번 실험의 성패는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제도 정착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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