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안성시가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조절을 목표로 추진해온 ‘먹거리희망공급소’ 사업이 본격적인 가동 단계에 들어섰다. 단순한 유통시설을 넘어 공공급식과 지역 농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먹거리희망공급소 공사가 마무리되고 경로당 꾸러미 출고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성시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복지형 먹거리 공급을 우선 추진하면서, 향후 학교 급식 등 공공급식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공급소는 오는 4월부터 지역 내 고등학교 급식에 농산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공급 대상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지역 농산물 소비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공공급식과 연계된 안정적 판로 확보는 농가 소득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시장은 “입구에는 먹거리희망공급소의 사명이 걸려 있다”며 “앞으로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 공공성에 기반한 먹거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먹거리희망공급소의 핵심 기능은 농산물 수급 조절이다. 공급소는 향후 가공센터까지 완공되면 생산량이 많을 때 농산물을 매입해 냉동 보관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가격 변동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구조는 농산물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풍년의 역설’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공공이 일정 물량을 흡수함으로써 가격을 지지하고, 이후 필요 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학교 급식과 같은 공공급식 영역은 일정한 수요가 확보된 시장이기 때문에, 공급소를 중심으로 한 계획 생산과 연계될 경우 지역 농업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먹거리희망공급소에는 약 3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참여 규모를 넘어 지역 농업의 조직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안성시는 앞으로 참여 농가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공공급식 시장을 지역 외로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근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공급식 공급망을 확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획생산 체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기획생산은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량과 품목을 사전에 조정하는 방식으로, 농산물의 과잉 생산과 가격 급락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공급소가 이러한 체계를 뒷받침할 경우, 지역 농업은 ‘생산 중심’에서 ‘수요 연계형 생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유통시설 구축을 넘어 복지, 교육, 농업을 연결하는 종합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로당 꾸러미 공급은 고령층의 먹거리 복지를 강화하고, 학교 급식 연계는 학생들에게 안전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농업을 지원하는 구조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요 확보와 함께 물류·보관 시스템의 효율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냉동 보관을 통한 수급 조절은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재정 지원과 운영 효율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공공급식 중심의 판로가 민간 시장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중요한 문제다. 공공이 가격을 일정 수준에서 지지할 경우 민간 유통과의 가격 왜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거리희망공급소는 지역 먹거리 자립을 위한 중요한 실험으로 평가된다. 생산·유통·소비를 지역 안에서 순환시키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지자체로의 확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성시의 이번 시도가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 지역 농업과 공공급식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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