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두 차례 일반공개경쟁 입찰에서 응찰자를 찾지 못했던 배곧신도시 내 유휴부지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다시 시장에 나왔다.
시흥시는 1월 7일부터 배곧신도시 핵심 입지에 위치한 미매각 토지 5필지를 대상으로 선착순 수의계약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 방치되며 도시 미관과 기능 저하를 낳았던 필지를 정비해, 개발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토지 처분을 넘어 배곧신도시의 향후 공간 활용 방향과 민간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고금리·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조건과 전략으로 유휴부지를 시장에 내놓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은 모두 공개입찰에서 유찰된 필지다. 대상지는 ▲배곧동 10번지(2,825.5㎡·공급가격 115억8,450만 원) ▲배곧동 63번지(2,276.4㎡·74억3,244만 원) ▲배곧동 170번지(4,060.5㎡·167억6,986만 원) ▲배곧동 206-5번지(913.5㎡·71억2,986만 원) ▲배곧동 300-2번지(4,044.1㎡·102억1,135만 원) 등 총 5필지다.
수의계약은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매수 희망자는 계약보증금 10%를 납부한 뒤 시흥시청 경제자유구역과를 방문해 용지매입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중도금과 잔금은 최대 3년간 무이자 분할 납부가 가능해,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각 필지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용도와 건축 가능 시설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배곧동 10번지와 63번지는 준주거용지로 건폐율 60%, 용적률 300%가 적용된다. 제1·2종 근린생활시설과 판매시설 등이 가능해 생활형 상업시설이나 소규모 복합건물 개발이 예상된다.
배곧동 170번지는 복합·문화·체육시설용지로, 문화·집회시설, 노유자시설, 수련시설, 운동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다. 상업성보다는 공공·문화 기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필지다. 배곧동 206-5번지는 상업용지로 용적률이 700%까지 허용돼 판매시설과 관광휴게시설 등 고밀 개발이 가능하다. 배곧동 300-2번지는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지식산업센터, 교육연구시설 등이 허용된다.
이번에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배경에는 최근 부동산 시장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배곧신도시는 입지와 기반시설 측면에서 잠재력이 크지만, 공급가격이 70억~160억 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필지인 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실제로 두 차례 공개입찰에서 모두 유찰된 점은, ‘입지는 좋지만 지금은 부담스럽다’는 시장의 신호로 해석된다.
수의계약 전환과 무이자 분할 납부 조건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의 전략이다. 다만 가격 조정 없이 방식만 바꾼 점에 대해선 “실질적인 투자 유인으로 충분한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흥시는 이번 매각이 단기적인 재정 확보보다는 도시 관리 차원의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용복 도시주택국장은 “배곧신도시의 핵심지임에도 본래 계획대로 활용되지 못해 장기 미매각 상태로 남아 있던 필지를 정비하는 과정”이라며 “부지 특성과 용도에 맞는 효과적인 개발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향후 매각 성과에 따라 유사한 유휴부지 관리·처분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문화·체육·도시지원시설용지의 경우 단순 상업 개발이 아닌 도시 기능 보완이라는 정책 목표를 어떻게 실현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매각은 배곧신도시의 다음 단계로 가는 시험대다. 민간 자본이 어떤 필지에, 어떤 용도로 관심을 보이는지에 따라 향후 도시의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상업성과 공공성이 혼재된 구조 속에서 시흥시가 제시한 조건이 시장에서 통할지, 또 실제 개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매각 관련 세부 정보는 시흥시청 누리집 입찰정보 게시판과 온비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시흥시청 경제자유구역과에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
배곧신도시 유휴부지 매각은 단순한 ‘땅 팔기’를 넘어, 침체 국면에서 지방정부가 선택한 현실적 해법이자 도시 재편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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