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고양특례시 덕양구 행신동 일대에 반세기 넘게 표류해 온 도시공원이 마침내 첫 삽을 떴다. 장기간 미집행 상태로 남아 주민들의 대표적 숙원사업으로 꼽혀온 토당근린공원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도시 내 녹지 확충과 생활환경 개선의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고양특례시는 27일 오후 행신동 656-6번지 일원에서 ‘토당근린공원 조성사업’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1971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이후 55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돼 온 공원이 실질적인 조성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을 비롯해 시의원, 지역 주민,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업 경과를 공유하고 시삽식을 진행하며 오랜 기간 방치됐던 부지가 시민을 위한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출발을 함께했다.
토당근린공원은 총사업비 754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도시공원 사업이다. 이 가운데 토지 보상비만 약 633억 원이 투입됐고, 조성공사비로 121억 원이 책정됐다.
공원 면적은 약 10만 5,917㎡ 규모로, 행주동과 행신1·2동 일대를 아우르는 생활권 녹지로 조성된다. 시는 202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공원이 완성되면 인근 6만여 명 주민뿐 아니라 능곡 재개발 사업으로 유입될 약 2,500세대 신규 인구까지 수용하는 지역 핵심 녹지축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공원 조성을 넘어 도시 구조 속에서 녹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동환 시장은 “장기간 미집행 상태로 남아 있던 공원이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주변 도시 개발과 연계해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대표 생활권 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자연 훼손 최소화’다. 시는 전체 면적의 약 73%를 녹지로 확보하고 기존 산림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식으로 공원을 설계했다.
훼손이 불가피한 지역에는 경작지와 옛 주거지 등을 중심으로 시설을 배치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공원은 ‘토당숲, 숲의 이야기를 들어 봐’라는 콘셉트 아래 ▲힐링숲 ▲모두의숲 ▲이야기숲 등 세 가지 테마 공간으로 구성된다. 자연·사람·지역의 서사가 공존하는 공간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힐링숲은 기존 지형과 등산로를 살린 숲길 중심 공간이다. 무장애 데크길과 순환 산책로, 황토 맨발길 등을 조성해 일상 속 걷기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모두의숲은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열린 공간이다. 능곡사거리 인근에는 화계와 암석화단을 활용한 ‘열린숲’을 조성해 도시 관문 경관을 형성한다.
행신로와 소원로 교차 지점에는 숲놀이터와 자연관찰원, 광장, 휴게음식점이 들어서는 ‘어울림마당숲’이 조성된다. 무원중학교 인근에는 시니어파크와 명상데크, 나비정원 등을 갖춘 ‘건강마당숲’이 들어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이용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야기숲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는 공간이다. 경기도 지정문화유산 제50호 류형장군묘와 향토문화유산인 진주류씨 묘역을 중심으로 스토리월과 쉼터가 조성된다. 잔디마당과 녹음광장도 함께 배치해 자연 속에서 지역의 역사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토당근린공원은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된 대표적인 장기미집행 공원이었다. 1971년 지정 이후 재정 부족과 토지 보상 문제로 사업이 진전되지 못했고, 2011년 일부 체육시설 조성에 그치면서 사실상 방치 상태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공원 조성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사업 전환점은 2020년 마련됐다. 토당근린공원이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공원 존치가 확정됐고, 이후 시는 단계적으로 토지 매입과 보상 절차를 추진했다.
2024년 5월 모든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이어 주민설명회와 협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다.
특히 궁도장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요 변수였다. 주민과 궁도협회 간 이견이 있었지만, 시는 대체부지 검토와 3자 협의체 운영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후 지장물 철거공사와 계획 변경인가 절차를 거쳐 올해 3월 착공이 가능해졌다.
토당근린공원 조성은 단순한 녹지 확보를 넘어 도시 구조 변화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능곡 재개발과 주변 주거지 확장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생활권 공원이 확보되면 주거 환경의 질적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도시 열섬 현상 완화, 미세먼지 저감, 생태계 회복 등 환경적 가치도 동시에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장기미집행 공원 해소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세대를 위한 녹색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고양특례시는 반세기 넘게 멈춰 있던 도시계획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토당근린공원 착공은 단순한 개발사업을 넘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해소와 시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상징적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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