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도권 2600만 명의 식수를 책임지는 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의 오랜 희생이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상수원 보호를 이유로 수십 년간 각종 개발 규제를 감내해온 지역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한강 상류지역 주민지원사업 예산을 현실화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의결하며 정부 차원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단순한 재정지원 확대를 넘어 상수원 보호 정책의 공익적 성격과 지역 주민의 피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혜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한강 상류지역 주민의 정당한 보상을 위한 한강수계기금 주민지원사업 증액 촉구 건의안’이 제38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번 건의안은 상수원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장기간 규제를 감내해온 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에게 정부 차원의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줄어든 주민지원사업 예산을 회복하고, 규제 강도와 주민 피해 정도를 반영한 합리적 예산 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겼다.
도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정책 방향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촉구 내용은 △감액된 주민지원사업 예산의 조속한 회복 △규제 강도와 생활 불편을 반영한 예산 산정 기준 마련 △'한강수계법' 제11조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 입법 취지 실현 등이다. 이 건의안은 수도권 상수원 정책과 지역 균형발전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중요한 정책 의제로 평가된다.
한강 상류지역은 수도권 식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기간 강력한 환경 규제를 적용받아왔다. 양평·광주·가평·여주·이천·남양주·용인·하남 등 팔당호와 한강 상류 일대는 다음과 같은 규제가 중첩된 지역이다.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팔당특별대책지역 이 같은 규제로 인해 토지 이용은 물론 건축, 산업 활동, 관광 개발 등 지역 경제 활동 전반이 제한을 받아왔다.
특히 기업 유치나 산업시설 건립이 사실상 어려워 지역 경제 성장의 기회가 제한됐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역 주민들은 “수도권 전체를 위한 공익적 규제를 지역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감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오래전부터 제기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민지원사업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주민지원사업 예산은 오히려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2023년 대비 2025년 예산은 약 10% 이상 감소했고, 2026년 예산안에서도 소폭 증액에 그쳐 주민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지원사업은 환경보전지역 주민들의 생활 환경 개선, 지역 기반시설 확충, 주민 소득 지원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원 규모가 규제 피해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번 건의안은 '한강수계법'의 입법 취지를 다시 환기시키는 의미도 있다. 현행 법률은 상수원 보호로 인해 특별한 희생을 감내한 지역 주민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정책 운영에서는 이러한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혜원 의원은 건의안을 통해 단순한 재정 지원 확대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정책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내용은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제도의 실질화, 상수원 보호구역 내 과도한 규제 개선, 주민 체감형 지원 정책 확대 등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한강 상류지역 주민지원사업은 수도권 식수원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불이익을 감내해온 지역 주민들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건의안이 정부와 국회의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양평 출신 도의원으로서 앞으로도 한강수계기금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강 상류지역은 수도권 환경 정책의 핵심 공간이다. 그러나 환경 보호와 지역 발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최근 수도권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에 따른 물 관리 중요성이 커지면서 상수원 보호 정책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결국 한강 상류지역 문제는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수도권 전체의 환경 정책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수도권의 깨끗한 식수를 지키는 대가가 특정 지역 주민들의 희생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번 경기도의회의 건의안이 향후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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