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수원특례시가 청년정책의 방향을 ‘지원’에서 ‘연결’로 확장하고 있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청년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하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14일 열린 청년 동아리 발대식에서 드러난 변화는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년지원센터가 들썩일 정도였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청년 동아리 발대식 현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행사 직후 SNS를 통해 “청년들의 에너지와 텐션에 감탄했다”며 “반갑게 맞아준 청년들에게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단순한 출범식이 아니었다. 수원 청년정책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에 가까웠다. 지난해 12개 팀, 170여 명 규모였던 청년 동아리는 올해 40개 팀, 540여 명으로 늘었다. 불과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단순한 참여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책 수혜자가 아닌 ‘참여 주체’로서 청년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청년 동아리의 급증은 청년층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취업, 주거, 생계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립’과 ‘단절’이라는 더 큰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관심사 기반으로 활동을 확대하는 흐름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선다. 이는 정보 공유, 협업, 창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자본’ 형성 과정이기도 하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지만, 수원은 이를 정책적으로 적극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원특례시는 청년 정책을 크게 두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생활 안정 정책’, 다른 하나는 관계망을 확대하는 ‘연결 정책’이다.
생활 안정 정책의 대표 사례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무상교통 지원이다. 버스비 부담을 줄여 취업 준비와 출퇴근 비용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거 분야에서도 지원이 이어진다. 월세, 이사비, 중개수수료 일부를 지원하는 ‘청년 주거 패키지’는 청년층의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주거비 문제를 직접 겨냥한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청년들이 도시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이는 곧 지역 정착률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최근 수원특례시가 주목하는 영역은 ‘공간’이다. 단순한 시설 제공이 아니라,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존 새마을문고 8곳을 ‘청년 이음 라운지’로 전환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기존 공공시설을 재해석해 청년 친화 공간으로 바꾼 사례다.
또한 청년바람지대, 청누리, 청청스퀘어 등 다양한 거점 공간을 통해 청년 커뮤니티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 공간은 단순한 이용 시설이 아니라, 네트워킹과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한계는 분명하다. 이재준 시장 역시 “요즘 청년들의 팍팍한 현실을 생각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청년층이 겪는 문제는 단일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취업 불안, 주거비 상승,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구조 속에서 청년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년들은 ‘기회’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 시장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려달라”며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책 방향이 ‘공급 중심’에서 ‘참여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원특례시의 사례는 청년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로 평가된다. 과거 청년정책이 단순히 재정 지원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관계 형성과 참여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청년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을 함께 만드는 주체로 자리 잡는 것이다.
청년 동아리의 급증은 이 같은 변화의 출발점이다. 서로 연결된 청년들은 정보와 기회를 공유하고, 새로운 활동을 만들어낸다. 이는 도시 전체의 활력으로 이어진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인가.” 수원은 그 질문에 대해 ‘연결’이라는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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