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성실 납세자가 존중받는 사회야말로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기본 토대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힌 이 발언은 단순한 원론적 메시지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가 추진해 온 고액 체납자 징수 행정이 잇따라 대통령상을 수상한 배경에는, 실제로 ‘끝까지 가는’ 행정 집행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는 최근 수년간 고액·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징수 정책을 이어왔다. 압류, 추적, 명단 공개를 넘어, 납부를 끝내 거부할 경우 부동산 공매까지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조세 정의를 선언적 가치가 아니라 ‘실행의 문제’로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경기도 고액 체납자 1위로 알려진 최은순 씨 사례가 있다. 경기도는 수차례 납부 독촉과 행정 절차를 거쳤지만, 끝내 체납액이 납부되지 않자 부동산 공매 절차에 착수했다. 김 지사는 “최후통첩에도 불응할 경우, 법이 허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사례를 넘어, 고액 체납자에 대한 행정의 태도가 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징수 의지는 있으나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장기 체납이 관행처럼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번 사례를 통해 “체납은 버티면 끝난다는 인식을 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다.
경기도의 체납 징수 행정이 대통령상을 연이어 수상한 배경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징수 실적 중심의 행정이다. 단순한 제도 도입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 징수 금액과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이 강조된다.
둘째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다. 소액 체납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고의적·상습적으로 납부를 회피하는 계층에 행정력을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성실 납세자 보호’라는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셋째는 강제 수단의 실질적 활용이다. 압류나 공매가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실제 집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경기도는 “법이 허용한 수단은 실제로 사용될 수 있어야 억지력이 생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이러한 강경 기조를 둘러싼 논쟁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체납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거나 “정치적 상징성을 과도하게 부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다. 특히 유명 인사나 고액 체납자의 사례가 공개될 경우, 행정이 ‘본보기 만들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다수의 납세자들은 다른 시각을 보인다. “월급에서 자동으로 세금이 빠져나가는 성실 납세자 입장에서, 고액 체납을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는 여론도 적지 않다. 조세의 형평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강제력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경기도의 이번 사례는 지방정부 조세 행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조세 정의는 중앙정부의 몫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 체납 관리와 징수의 상당 부분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강경한 메시지가 지속적인 신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과제도 분명하다. 체납 발생 이전의 예방 정책, 납세 여력이 부족한 계층에 대한 분리 대응, 행정 집행 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함께 요구된다.
경기도의 이번 조세 행정 실험은 아직 진행형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조세 정의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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