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70여 년간 개발이 제한됐던 경기북부 미군 반환공여지가 다시 국가 정책의 전면에 올라섰다.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역량만으로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한 만큼, 중앙정부가 직접 개발을 총괄하는 국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 석상에서 제기됐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30일, 안규백 주재로 열린 ‘경기북부 미군공여구역 간담회’ 참석 사실을 밝히며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동연, 김경일, 박형덕 등 경기북부 주요 자치단체장이 함께 자리해 미군기지 반환과 향후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김동근 시장이 이날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국가 주도 개발’이었다. “미군공여구역은 단순한 유휴 부지가 아니라, 수십 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 온 지역의 역사”라며 “지자체 단위의 산발적 개발로는 정당한 보상도, 지속 가능한 발전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북부 다수 지역은 미군기지로 묶여 장기간 도시 확장이 제한됐고, 그 결과 산업 기반 취약, 재정 자립도 저하, 인구 유출이라는 삼중고를 겪어왔다. 반환 이후에도 환경 정화 비용, 기반시설 조성 부담이 고스란히 지자체 몫으로 남으면서 개발은 번번이 지연됐다.
김 시장은 “국가가 전면에 나서 반환부터 환경 정화, 기반시설 조성, 활용 계획 수립까지 전 과정을 일괄 관리하는 전담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국책 사업 수준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사안도 제시됐다. 김동근 시장은 의정부 캠프 스탠리 북측 기지의 2026년 내 반환을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남측 기지에 대해서는 대체 급유시설 지정 등 선행 조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
미군기지 반환은 단순히 땅을 돌려받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반환 시점이 불확실할수록 해당 지역은 도시계획 수립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이는 다시 투자 위축과 생활 인프라 낙후로 이어진다. 지자체들이 반환 시점을 명확히 요구하는 이유다.
김 시장은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단순 토지 처분이나 주택 위주의 개발은 오히려 도시의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산업 기능을 함께 담아내는 자족형 도시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기북부가 오랜 기간 ‘베드타운’ 이미지에 머물러온 현실과 맞닿아 있다. 주거 기능만 확대될 경우 교통 혼잡, 재정 부담, 생활 SOC 부족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반환공여지를 신성장 산업, 연구·교육 시설, 공공 인프라와 연계하지 않으면 또 다른 난개발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 미반환으로 인한 재정 부담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김동근 시장은 “오랜 기간 개발이 제한된 지자체에 대해 무상임차, 무상양여 등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환경 정화 비용만 해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현재 제도상 상당 부분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이는 재정 여력이 부족한 경기북부 지자체에 이중, 삼중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김 시장은 또 국방부와 지자체 간 고위급 정책협의체의 정례화를 제안했다. 반환공여지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규제와 행정 절차를 사전에 조율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책 엇박자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김동근 시장은 “미군 반환공여지는 의정부시 발전을 위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라며 “베드타운이 아닌, 일자리와 주거가 공존하는 명품 자족도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북부 미군공여지 개발은 특정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감내해 온 지역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자, 수도권 균형발전의 성패를 가를 시험대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