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하남시가 기업 유치 경쟁의 전면에 섰다. 특히 시장이 직접 나서 기업을 상대로 ‘설명 영업’을 자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유치 행보를 보이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기업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남시에 본사 이전을 고려해 주신다면, 제가 직접 설명드리러 가겠다”며 기업인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단순한 정책 홍보를 넘어 시장이 직접 기업을 찾아가겠다는 이례적인 메시지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발언은 기업 대표뿐 아니라 경영지원 부서에서 근무하는 실무진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기업 이전 결정이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재무·인사·총무 등 다양한 부서의 검토를 거쳐 이뤄지는 만큼, 의사결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전략적 접근이다.
하남시의 이번 메시지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시장에게 바란다’라는 공식 소통 창구를 적극 활용해 달라는 요청이다. 이는 기업 유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행정 절차와 규제, 입지 조건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기업 유치가 주로 투자유치과나 전담 부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하남시는 시장이 직접 ‘프론트맨’ 역할을 자처하면서 행정의 속도와 책임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하남시는 코스닥 상장사인 중견기업 이글루코퍼레이션의 본사 이전을 이끌어내며 기업 유치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정보보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업의 이전은 단순한 세수 확대를 넘어 지역 산업 구조 고도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상장사의 이전은 후속 기업 유치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기업 간 네트워크와 협력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남시의 사례는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세일즈 행정’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속에서 지방정부의 재정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가 사실상 필수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세제 혜택, 부지 제공, 인허가 간소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일부 지자체장은 직접 해외 투자 설명회에 참석하거나, 대기업 본사를 방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남시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차별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인센티브 경쟁을 넘어 ‘시장 직접 설명’이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통해 기업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유치 이후 실제 정착과 성장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통, 주거, 교육, 산업 인프라 등 종합적인 도시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기업 유치에 행정력이 집중될 경우 다른 분야의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과 함께 체계적인 산업 육성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남시의 이번 행보는 지방정부의 역할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행정이 단순한 규제와 관리의 영역을 넘어, 적극적인 ‘경제 주체’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남시장의 메시지는 짧지만 강렬하다. “제가 직접 설명드리러 가겠다”는 한 문장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향한 적극적인 선언에 가깝다. 이제 관건은 이러한 의지가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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