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고금리 기조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골목상권의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안양시가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규모 금융 지원에 나섰다. 담보력이 부족해 금융권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영세 자영업자를 직접 겨냥한 정책으로,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양시는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돕기 위해 특례보증과 대출이자 지원을 결합한 금융지원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경기신용보증재단에 15억 원을 출연해, 이를 기반으로 연간 최대 150억 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신용보증을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구조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방점이 찍혔다.
이번 특례보증은 자금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담보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서고, 이를 토대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는 보증 재원을 직접 출연함으로써 민간 금융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에게는 실질적인 자금 조달 창구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원 대상은 안양시 관내에서 사업자등록 후 3개월 이상 영업 중인 사업장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증심사를 거쳐 대상자로 선정되며, 사업자별 보증한도는 최대 5,000만 원이다. 코로나19 이후 매출 회복이 더딘 소상공인이나, 고정비 부담이 큰 자영업자에게는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양시의 이번 정책은 보증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시는 특례보증을 통해 시와 협약을 맺은 관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이자 지원까지 병행한다.
구체적으로는 특례보증을 활용해 최대 2,000만 원 이내의 대출을 받은 경우, 대출이자율의 최대 2%포인트까지 시가 지원한다.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부담은 소상공인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단 1~2%포인트의 차이만으로도 월 상환액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협약 금융기관도 지역 밀착형으로 구성됐다. 새마을금고 9곳(중부·안양·협심·제일·만안·북부·동부·남부·동안)과 신협 5곳(새안양신협 3곳·미래신협 2곳)이 참여한다. 대형 시중은행보다 접근성이 높은 지역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사업을 설계해, 실제 현장에서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특례보증 사업은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내놓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 가운데서도 비교적 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보증–대출–이자 지원을 연계한 금융 패키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보증 재원을 시가 직접 출연함으로써,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도 금융권과의 거래를 시도할 수 있게 된 점은 의미가 크다. 기존 금융 지원 정책에서 소외됐던 계층을 정책의 중심에 놓았다는 점에서 정책 철학이 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양시 관계자는 “담보력이 부족해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사업”이라며 “현장에서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원활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예산을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청 절차와 심사 과정에서도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건은 정책의 체감도다. 특례보증과 이자 지원이 실제로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 접근성이 높아야 하고 심사 기간도 합리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또한 일회성 대출로 끝나지 않고, 매출 회복과 상환 능력 개선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소비 회복과 상권 활성화라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와 맞물리지 않으면, 금융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양시의 이번 특례보증 사업은 ‘지금 당장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정책’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금줄이 막혀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버팀목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금리·고물가라는 이중고 속에서 골목상권이 다시 숨을 고를 수 있을지, 안양시의 이번 150억 원 규모 특례보증이 지역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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