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인구 108만 고양특례시의 숙원 사업인 ‘인천2호선 고양 연장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단계에서 2년 5개월째 발이 묶이자, 고양시의회가 정부를 향해 사실상의 최후통첩에 나섰다.
고양특례시의회는 29일 제30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천2호선 고양 연장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조속 통과 촉구 결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국가 교통 인프라 결정 구조에 대해 지방의회가 공개적으로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이번 결의안은 2023년 8월 예타 착수 이후 장기간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결론이 미뤄지고 있는 인천2호선 고양 연장사업의 조속한 예타 통과와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순한 건의 수준을 넘어, 중앙정부 교통정책 결정 시스템의 비효율과 수도권 철도망 불균형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정책적 의미가 작지 않다.
김수진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고양특례시 철도망 구조의 근본적 한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고양시는 수도권 핵심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철도망이 서울 중심의 동서축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며 “남북을 관통하는 연결망 부재로 인해 시민들은 매일 자유로와 주요 간선도로에서 극심한 교통 체증을 감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양시의 교통 구조는 서울로 향하는 방사형 노선 위주로 형성돼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접근성은 일부 확보됐지만, 시 내부와 수도권 서북부를 연결하는 광역·간선 교통망은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자유로와 주요 도로의 만성 정체는 시민 일상에 직접적인 불편과 피로를 누적시키고 있다.
인천2호선 고양 연장사업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핵심 대안으로 꼽혀 왔다. 인천과 고양을 남북축으로 연결함으로써 서울을 경유하지 않는 새로운 교통축을 형성하고, 수도권 서북부 교통 흐름을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문제는 속도다. 예타 착수 이후 2년 5개월이 지나도록 사업은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통상적인 예타 기간을 크게 웃도는 지연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일정이나 결론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행정 절차를 빌미로 한 사실상의 정책 회피”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결의안은 예타 제도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수도권 광역 교통망처럼 공공성이 강하고 정책적 판단이 중요한 사업에 대해 지나치게 경제성 지표만을 앞세워 결정을 미루는 것은 제도의 왜곡이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민원 제기를 넘어, 국가 정책 결정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이자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고양시의회는 이번 결의안을 통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시민들의 집단적 의사를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김수진 의원은 의결 직후 “이번 결의안 채택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의 책무를 다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문 전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실제 예타 통과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결의안을 계기로 인천2호선 고양 연장사업이 다시 한 번 정책 테이블 위로 올라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서북부 교통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언제까지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을 반복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2호선 고양 연장사업은 단순한 노선 연장 사업을 넘어, 수도권 교통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서울 중심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생활권 중심의 다핵 교통망으로 전환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이 사업에 응축돼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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